헤미섹션(hemisection)으로 치아 살리기 — 어금니를 반만 남겨도 오래 쓸 수 있을까

“이 어금니는 빼고 임플란트를 하셔야 합니다.”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동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설명을 들어보니 문제는 뿌리 한쪽뿐이라는데, 왜 치아 전체를 빼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을 때가 그렇습니다. 100세치아연구소에도 “다른 치과에서 빼자고 했는데 정말 방법이 없느냐”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옵니다.

헤미섹션은 그 지점에서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다만 오해를 먼저 정리하고 시작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 치료는 임플란트를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순서를 확인하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조건이 맞으면 자연치아를 더 오래 쓰고, 맞지 않으면 임플란트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 치료의 결과를 가르는 것은 수술 자체가 아니라 수술이 끝난 뒤 그 치아가 어떤 힘을 받게 되는가입니다. 이 글의 핵심도 그 부분에 있습니다.


3줄 요약

  • 헤미섹션은 뿌리가 두 개 이상인 어금니를 분할해 문제 있는 절반만 제거하고 나머지를 남겨 쓰는 치료입니다.
  • 잘 선택된 증례에서는 10년 이상, 최대 40년까지의 사용이 보고되어 있으나 연구별 편차가 큽니다.
  • 결과를 가르는 것은 수술 기법보다 증례 선택, 보철 설계, 씹는 힘의 배분, 이후 관리입니다.

헤미섹션(치아분할술)은 어떤 치료인가요?

헤미섹션은 뿌리가 두 개 이상인 어금니를 세로로 분할해, 문제가 있는 뿌리와 그 위쪽 치관 부분을 함께 제거하고 건강한 나머지 절반을 남겨 쓰는 치료입니다. 남은 뿌리는 근관치료를 마친 뒤, 치근이개부(뿌리가 갈라지는 부위)를 스스로 닦을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 사용합니다.

쉽게 말하면 치아 한 개를 빼는 것이 아니라, 치아의 절반만 빼는 치료입니다. 아래 큰어금니는 뿌리가 앞뒤로 두 개, 위 큰어금니는 대개 세 개입니다. 이 중 한 뿌리에만 문제가 국한되어 있다면, 그 뿌리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기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 이 설명을 드리면 거의 예외 없이 돌아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럼 반쪽으로 씹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은 절반 위에 크라운을 씌워 정상적인 치아 형태를 회복시키므로 겉으로는 일반 크라운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그 크라운을 뿌리 하나가 받치고 있다는 구조입니다.

적용 조건은 치주적 골소실, 흡수, 천공, 충치 같은 손상이 한쪽 뿌리에 한정되어 있고 다른 뿌리는 대체로 건강한 상태입니다. 손상이 치아 전체에 퍼져 있으면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이름이 낯설어 새로운 기술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치근이개부 병변에 대한 절제 치료는 100년 넘게 사용되어 온 술식입니다. 임플란트가 보편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덜 언급되었을 뿐입니다.

100세치아연구소에서 이 치료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남길 쪽이 정말 건강한가”입니다. 절반을 살리는 치료이므로, 남는 절반의 상태가 곧 치료의 결과가 됩니다.

치근절제술·치아재식술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이름이 비슷한 술식이 여러 개 있어 상담 중 혼동하기 쉽습니다. 차이는 무엇을 얼마나 제거하는가에 있습니다.

술식 제거 범위 주로 적용되는 치아 목적
헤미섹션(치아분할술) 문제 뿌리 + 그 위 치관 절반 아래 큰어금니 절반을 남겨 사용
치근절제술(root amputation) 뿌리만 제거, 치관은 유지 위 큰어금니 치관 형태를 유지한 채 뿌리 정리
치아이분술(bicuspidization) 분할만 하고 양쪽 모두 보존 아래 큰어금니 두 개의 작은어금니처럼 사용
치근단절제술 뿌리 끝 염증 부위만 절제 앞니·작은어금니 재발한 뿌리 끝 염증 처리
치아재식술 발치 후 처치하여 다시 심음 어금니 등 접근이 어려운 뿌리 문제 해결

치근절제는 치관 부분을 제거하지 않고 뿌리만 제거하는 술식이고, 위 큰어금니의 뿌리 제거는 radisection이라는 용어로도 불립니다. 치아이분술은 앞뒤 뿌리를 치관과 함께 분리하되 양쪽 모두를 남겨 각각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이후 보철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헤미섹션은 뿌리 하나로 지지하는 구조가 되고, 치아이분술은 두 개의 작은 지지대를 만드는 구조가 됩니다. 씹는 힘이 실리는 방식이 다르므로 크라운의 크기, 연결 여부, 교합면 형태도 함께 달라집니다.

상담에서 술식 이름만 듣고 오셨다면, 어느 쪽인지 확인해 두시면 이후 설명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관련 글] 신경치료 후 크라운이 필요한 이유와 크라운 종류별 차이

어떤 경우에 헤미섹션으로 어금니를 살릴 수 있나요?

가능 여부는 감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핵심은 문제가 한쪽에 국한되어 있고, 남길 쪽이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입니다.

먼저 알아두면 좋은 용어: 치근이개부 병변

진단서나 설명에서 “치근이개부”, “1급·2급·3급”이라는 표현을 듣게 됩니다. 뿌리가 갈라지는 부위에 잇몸뼈가 녹아 생긴 병변을 말하며, 기구가 들어가는 정도로 등급을 나눕니다.

등급 상태
1급 초기 함몰, 기구가 살짝 걸리는 정도
2급 부분적으로 파고들었으나 관통되지는 않음
3급 한쪽에서 반대쪽까지 관통된 상태

등급이 올라갈수록 일반적인 잇몸 치료만으로는 관리가 어려워지고, 헤미섹션 같은 절제 치료가 검토되기 시작합니다.

적용이 검토되는 상황

치주적 적응증으로는 다음이 제시됩니다.

  1. 여러 뿌리 중 한 뿌리에만 심한 수직적 골소실이 있는 경우
  2. 치근이개부가 관통되어 파괴된 경우
  3. 인접 치근이 지나치게 가까워 위생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
  4. 열개로 인해 뿌리가 심하게 노출된 경우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에서 한쪽 뿌리에 수직 파절이 생긴 경우도 대상이 됩니다. 파절된 부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머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실제 보고된 증례에서는 한쪽 뿌리의 잇몸 아래 충치와 3급 치근이개부 병변으로 인해, 해당 뿌리와 치관을 제거하고 남은 뿌리에 치관연장술을 시행한 뒤 보철 지대치로 활용했습니다.

증례 선택에서 실제로 따지는 것

  • 치근 이개도 — 남길 뿌리와 제거할 뿌리가 충분히 벌어져 있어야 분할이 수월합니다.
  • 치근 형태 — 아래 큰어금니 뿌리는 함몰된 면이 있어 형태를 다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치근이개부의 위치 — 이 부위가 치관 쪽에 가까울수록 남는 뿌리의 예후가 좋습니다.
  • 남은 뿌리의 부착 상태 — 원통형이거나 타원형이면서 긴 뿌리가 지지대로 유리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남길 뿌리에 변연골 소실이 없어야 하며, 치관 대 치근 길이 비율이 1.0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됩니다. 또한 해당 치아에 외상성 교합 접촉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 배제해야 하고, 수술 전에 근관치료 또는 재근관치료가 완료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 두 항목이 특히 중요합니다. 씹을 때 그 치아에 과도한 힘이 먼저 닿고 있다면, 수술 전에 그 문제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힘의 문제를 남겨둔 채 절반만 남기면 부담이 오히려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헤미섹션이 어려운 경우는 언제인가요?

가능한 조건만큼 불가능한 조건도 명확합니다.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불필요한 기대나 실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문헌에서 정리하는 금기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남길 뿌리의 골 지지가 부족한 경우
  • 근관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할 수 없는 경우
  • 뿌리가 융합되어 분리가 불가능한 경우
  • 보철 설계가 불리한 경우
  • 구강위생 관리나 환자 협조가 어려운 경우
  • 어느 방향으로든 심하게 기울어진 어금니

스스로 가늠해보는 체크리스트

진료 없이 확정할 수는 없지만, 상담 전에 대략의 방향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아래 항목에 많이 해당할수록 검토 가치가 있습니다.

  • 문제가 지적된 부위가 어금니이고, 뿌리가 두 개 이상이다
  • 통증이나 염증이 치아 전체가 아니라 한쪽에 몰려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 반대쪽 뿌리 주변 잇몸뼈는 비교적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신경치료가 가능하거나 이미 되어 있다
  •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꾸준히 쓸 의향이 있다
  • 3~6개월 간격의 정기 관리에 올 수 있는 여건이다

반대로 아래에 해당한다면 다른 선택지를 먼저 검토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그 치아가 이미 눈에 띄게 흔들린다
  • 잇몸뼈가 뿌리 전반에 걸쳐 많이 내려갔다는 설명을 들었다
  • 치아 여러 면에 광범위한 충치가 있다
  •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다

진료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지점

발치 권유를 받고 오신 분들을 검사해 보면 결과는 양쪽 모두 나옵니다. 검사 범위를 넓혔을 때 다른 선택지가 보이는 경우도 있고, 처음 판단이 그대로 맞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자도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확인하고 나면 이후 치료를 훨씬 편한 마음으로 진행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덧붙이면, 조건이 맞지 않는데도 자연치아를 지키려는 마음만으로 무리하게 남기면 잇몸뼈가 더 소실되어 이후 임플란트 예후까지 나빠질 수 있습니다. 살릴 수 있을 때 살리는 것과, 살릴 수 없는 것을 붙잡는 것은 다릅니다.

[관련 글] 임플란트 전에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

반만 남긴 치아, 실제로 몇 년이나 쓸 수 있나요?

잘 선택된 증례에서는 10년 이상, 길게는 수십 년 단위의 사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연구마다 결과 편차가 큽니다.

이 편차부터 먼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90%가 넘는 생존율과 30% 가까운 실패율이 함께 나옵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치아를 골랐고, 이후 어떻게 씌우고 관리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는 뜻입니다.

연구 추적 기간 결과
195명 후향 연구 5~40년 생존율 94.8%
체계적 문헌고찰(22편) 6개월~23년 40.3~100%, 절반이 90% 이상
메타분석 연구별 상이 가중평균 85.6%
10년 임상 평가 10년 90.91%
국내 10년 후향 연구 10년 342개 중 29.8% 실패

195명의 환자를 최대 40년까지 추적한 후향 연구에서 전체 생존율은 94.8%였고, 연구진은 적절한 증례 선택, 근관치료, 보철 설계, 유지관리 프로그램이 갖춰졌을 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22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생존율이 40.3%부터 100%까지 분포했고, 절반의 연구가 5~23년 추적에서 90%를 넘었습니다. 여러 연구를 통합한 메타분석의 가중평균은 85.6%였습니다.

반면 국내 연구진이 691개 어금니에 치근절제술을 시행하고 그중 342개를 1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102개(29.8%)가 실패로 기록되었습니다.

위 어금니와 아래 어금니는 다릅니다

같은 국내 연구에서 위 어금니의 실패는 치주적 원인에 의한 것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위 큰어금니는 뿌리가 세 개이고 구조가 복잡해 위생 관리가 더 까다롭습니다. 아래 어금니보다 예후 판단을 조금 더 보수적으로 잡는 이유입니다.

숫자를 볼 때 기억하실 점은 하나입니다. 이 치료의 생존율은 술식의 성적이 아니라, 판단과 관리의 성적에 가깝습니다.

같은 수술인데 왜 결과가 갈릴까요? — 남은 뿌리에 실리는 씹는 힘

헤미섹션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술 기법이 아니라 수술 이후 그 치아가 어떤 힘을 받게 되는가입니다.

구조로 보면 명확합니다. 원래 두 개의 뿌리가 나누어 받던 씹는 힘을 이제 하나의 뿌리가 받게 됩니다. 지지 면적이 줄어든 상태에서 같은 크기의 힘이 계속 실린다면, 부담이 어디로 몰릴지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공학적 분석이 보여주는 것

아래 첫 번째 큰어금니를 대상으로 여러 외과적 접근법의 응력 분포를 비교한 유한요소 분석에서, 교합면에 45도 각도로 300N의 사선 하중을 가했을 때 단일 모놀리식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수복한 헤미섹션 모델이 잔존 상아질에 가장 높은 응력을 발생시켰습니다. 연구진은 뼈와 치주인대의 이상적인 치유를 가정했음에도 파괴적 수준의 응력이 관찰되었다며, 단일 크라운보다 연결된 형태의 크라운을 사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수술이 정확했더라도 보철 설계가 어긋나면 결과가 나빠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남은 뿌리를 단독으로 세워 크라운 하나를 올릴 것인지, 인접 치아와 연결해 힘을 나눌 것인지가 수술만큼 중요한 결정이 됩니다. 이 판단은 남은 뿌리의 길이와 형태, 잇몸뼈 상태, 반대편 치아와의 접촉 상태를 함께 봐야 내릴 수 있습니다.

시행 원인에 따른 차이

국내 10년 연구에서는 치주 문제로 치근절제술을 시행한 어금니가, 치아 파절·충치·근관 문제 등 비치주적 원인으로 시행한 어금니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생존율을 보였습니다.

이 차이는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파절로 이어진 치아는 애초에 과도한 힘이 작용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 힘의 원인이 그대로 남으면 남은 절반에서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패턴

100세치아연구소가 헤미섹션을 검토할 때 수술 가능 여부만큼 비중을 두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한쪽 뿌리가 먼저 무너진 치아는 대개 그 치아에 힘이 먼저 닿거나 더 오래 닿고 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크라운을 새로 씌운 뒤 몇 달 만에 같은 부위가 다시 불편해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보철물 자체보다 그 치아에 실리는 힘의 배분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배경에는 이갈이나 이악물기 습관, 반대편 치아 상실로 인한 편측 저작, 기존 보철물의 높이 불균형 같은 요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 치료 계획에는 수술과 보철 외에 다음이 함께 들어갑니다.

  1. 수술 전 교합 접촉 점검 — 그 치아에 힘이 먼저 닿고 있는지 확인
  2. 이갈이·이악물기 여부 평가와 필요 시 장치 고려
  3. 보철 단계에서 교합면 폭과 접촉 위치 조정, 인접치와의 연결 여부 결정
  4. 반대편 저작 균형 확인

수술로 문제 뿌리를 정리하는 것은 원인 제거라기보다 결과 정리에 가깝습니다. 원인이 씹는 힘에 있었다면, 그 힘을 다시 설계해야 남은 절반이 오래 갑니다.

[관련 글] 이갈이가 치아와 보철물에 미치는 영향

헤미섹션과 임플란트,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나요?

두 방법은 우열 관계가 아니라 조건에 따른 선택입니다. 숫자만 보면 오히려 비슷합니다.

단일 크라운 임플란트와 임플란트 지지 고정성 보철의 5년 생존율은 각각 97.7%, 93.6%, 10년 생존율은 94.9%, 86.7%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한 후향 비교 연구에서는 치근절제 어금니의 누적 성공률 96.8%, 대구치 부위 임플란트 97%로 두 방법 모두 높은 기능적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다만 임플란트에도 고유한 위험이 있습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임플란트 주위 점막염과 임플란트 주위염의 유병률은 각각 65%, 47%로 보고되었으며, 이들 합병증의 치료는 어렵고 예측이 어려운 것으로 지적됩니다. 보존 가능했을 치아가 임플란트로 대체되는 경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용 측면에서도 참고할 근거가 있습니다. 치근이개부 병변이 있는 어금니를 대상으로 한 모델링 연구에서, 치주 치료로 치아를 유지하는 전략이 임플란트 지지 크라운으로 대체하는 것보다 비용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독일 의료 환경 기준이므로 한국의 수가와 보험 구조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판단 항목 헤미섹션이 유리한 조건 임플란트가 유리한 조건
문제 범위 한쪽 뿌리에 국한 치아 전체에 파급
남길 뿌리의 골 지지 충분함 부족하거나 동요도 있음
근관치료 가능성 가능 불가능하거나 예후 불량
치근 형태 뿌리가 잘 분리되어 있음 뿌리가 융합됨
관리 여건 정기 관리와 치간 위생 유지 가능 관리 지속이 어려움
인접 치아 상태 보철 지지대 확보 가능 인접치도 손상되어 재설계 필요

한 가지 덧붙이면, 자연치아에는 치주인대가 남아 있습니다. 씹는 힘의 세기와 방향을 감지해 반사적으로 조절하는 구조인데, 임플란트에는 이것이 없습니다. 자연치아 보존을 먼저 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물론 헤미섹션이 실패하면 결국 임플란트를 하게 되고 그사이 시간과 비용이 추가됩니다. 이 점까지 포함해 비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치아를 무리하게 남기는 선택은 권하지 않습니다.

살린 치아를 오래 쓰기 위해 지켜야 할 관리 원칙

문헌들이 생존율 편차의 원인으로 공통되게 지목하는 마지막 항목이 유지관리입니다. 40년 추적 연구에서도 좋은 결과의 조건으로 증례 선택, 근관치료, 보철 설계와 함께 적절한 유지관리 프로그램이 나란히 언급됩니다.

첫째, 치간 위생 관리입니다. 헤미섹션의 목적 중 하나는 치근이개부를 스스로 닦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형태를 만들어 놓아도 실제로 닦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칫솔모가 닿지 않는 부위가 생기므로 치간칫솔 사용이 사실상 필수에 가깝습니다.

경과가 좋지 않았던 사례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치간칫솔 사용이 중단된 시점과 잇몸 상태가 변하기 시작한 시점이 겹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둘째, 정기적인 치주 관리입니다. 남은 뿌리 주변 잇몸뼈의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초기에 발견하면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통증이 생긴 뒤에는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셋째, 교합 점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치아 위치와 접촉 상태는 조금씩 변합니다. 처음 맞춰둔 교합이 몇 년 뒤에도 그대로일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기검진 때 씹는 접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변화를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씹을 때만 살짝 아프다,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 잇몸이 가끔 붓는다 같은 신호는 초기 경고인 경우가 많습니다. 남은 절반으로 버티는 구조이므로, 여유를 두고 지켜보기보다 일찍 확인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수술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관리까지 포함해야 완성되는 치료입니다.

[관련 글] 40대 이후 잇몸 건강을 지키는 관리 원칙

헤미섹션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

Q. 수술이 많이 아픈가요?

국소마취 하에 진행되며, 수술 자체보다 이후 며칠간의 불편감이 더 체감됩니다. 잇몸을 열고 뿌리를 정리하는 과정이 포함되므로 일반 발치보다 회복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차가 크므로 예상 경과는 진료 시 개별적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수술 후 며칠간은 어떻게 지내야 하나요?

초기에는 수술 부위 반대쪽으로 씹고, 뜨겁거나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흡연은 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당 부위의 칫솔질 방법과 재개 시점은 상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안내받은 대로 따르시면 됩니다. 붓기나 통증이 며칠이 지나도 줄지 않으면 예정된 날짜를 기다리지 말고 확인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치료가 몇 번에 끝나나요?

대략 근관치료 → 외과적 처치 → 치유 대기 → 보철 순으로 진행되므로 단일 방문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수술 전에 근관치료 또는 재근관치료가 완료되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 신경치료가 남아 있다면 그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치유를 기다리는 기간이 포함되므로 전체 일정은 여유를 두고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헤미섹션은 단일 항목이 아니라 근관치료, 외과적 처치, 이후 보철이 각각 별도로 구성됩니다. 이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과 비급여 항목이 섞여 있고, 남은 뿌리에 어떤 보철을 하느냐에 따라 총액 차이가 큽니다. 단일 시술 가격보다 총액 기준의 항목별 내역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Q. 나중에 임플란트를 하게 되면 손해 아닌가요?

그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그동안 자연치아와 잇몸뼈를 유지한 시간 자체가 이득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예후가 나쁜 치아를 오래 붙잡으면 잇몸뼈가 더 소실되어 이후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시도 여부가 아니라, 시도할 만한 조건인지를 미리 가려내는 것입니다.

Q. 앞니에도 할 수 있나요?

앞니는 뿌리가 하나이므로 대상이 아닙니다. 뿌리가 두 개 이상인 어금니에 적용되는 술식입니다.

Q. 지금 다니는 치과에서 발치를 권했는데 다시 물어봐도 될까요?

헤미섹션 가능 여부는 파노라마 사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치주낭 깊이 측정, 치근이개부 상태 확인, 교합 접촉 검사, 필요 시 3차원 영상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검사 범위가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확인해 보시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입니다.


정리하며

헤미섹션은 모든 어금니를 살려주는 방법이 아닙니다. 조건이 맞을 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고, 그 조건에는 남길 뿌리의 골 지지, 근관치료 가능성, 치근 형태, 보철 설계, 그리고 관리 여건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쪽 뿌리가 먼저 무너진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씹는 힘에 있었다면, 절반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남은 절반이 어떤 힘을 받게 될지를 함께 설계할 때 결과가 달라집니다.

“이 치아는 빼야 한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그 판단이 어떤 검사에 근거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확인해 본 뒤에 빼는 것과, 확인하지 않고 빼는 것은 다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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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Hemisection — ScienceDirect Topics (증례 선택 기준 및 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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